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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네 아이를 키우면서도 열성경련이 뭔지 전혀 몰랐습니다. 막내가 생후 6개월이던 날, 집에 둘만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아이가 눈을 뒤집고 온몸을 뻣뻣하게 굳혀버렸을 때, 제가 한 것이라고는 회사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해서 우는 것뿐이었습니다. 그 공포를 먼저 겪은 부모로서, 제가 그날 알았더라면 하는 것들을 여기 정리했습니다.



첫 경험 — 아무것도 몰랐던 그날

막내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손발을 떨기 시작했을 때, 저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다행히 집이 대학병원 근처였던 덕분에 열이 나고 의식이 없는 아이를 안은 채 차를 타고 응급실로 달렸고,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이것이 열성경련(Febrile Seizure)입니다. 여기서 열성경련이란, 발열을 동반한 상태에서 뇌가 일시적으로 과도한 전기 신호를 발생시켜 경련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열 때문에 뇌가 잠깐 '합선'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생후 6개월에서 5세 사이 아이들에게 주로 발생하며, 가장 빈번한 시기는 12~18개월 사이입니다. 정상적으로 발달하던 건강한 아이에게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고, 전체 아이의 약 5%가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미국소아과학회(AAP)).

그날 이후 저는 막내가 24개월이 됐을 때 코로나 고열로 두 번째 경련을 겪었고, 72개월에 또 한 번 마주했습니다. 세 번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이게 어떤 상황인지"를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처음 겪을 때 미리 알고 있었다면 그 공포가 조금은 덜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요약: 열성경련은 발열 시 뇌의 일시적 과興분으로 생기며, 아이 100명 중 5명이 경험할 만큼 드물지 않은 응급 상황입니다.

 

대처법 — 세 번 겪으면서 배운 것들

첫 번째 경련 때 저는 아이를 꽉 붙잡으려 했습니다. 당연히 잘못된 대처였습니다. 세 번째 경련 때는 119에 먼저 전화했고, 구급대원이 전화로 안내해주는 대로 움직이면서 그나마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경련 발생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회복 자세(Recovery Position)를 취해주는 겁니다. 여기서 회복 자세란, 아이를 등이 아닌 옆으로 눕혀 침이나 구토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과거에는 등을 대고 눕히라고 했지만, 지금은 반드시 옆으로 눕히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것이 최근에 바뀐 중요한 기준이고, 흡인성 폐렴을 예방하기 위한 핵심 조치입니다. 흡인성 폐렴이란, 구토물이나 분비물이 폐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경련 중 기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련할 때 집에서 해야 할 것과 하면 안 되는 것

제가 세 번의 경험을 통해 정리한 실제 대처 원칙입니다. 병원에서도, 119 구급대원에게서도 반복해서 들은 내용들입니다.

  • 아이 주변의 딱딱하거나 날카로운 물건을 즉시 치운다
  • 아이를 옆으로 눕혀 기도를 확보한다 (등대고 눕히는 것은 구 기준, 현재는 금지)
  • 입 안에 음식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빼주되, 억지로 밀어 넣지 않는다
  • 숟가락이나 손가락 등 어떤 것도 입 안에 넣지 않는다 (이빨 부러지거나 기도 막힘 위험)
  • 경련 중에 해열제나 좌약을 먹이거나 넣지 않는다 (기도로 넘어갈 수 있음)
  • 팔다리를 꽉 잡아 경련을 멈추려 하지 않는다
  • 경련이 몇 분째 지속되는지 시간을 재고, 가능하면 아이 상태를 영상으로 기록해둔다
  • 물수건으로 닦는 것은 현재 권장하지 않는다 (과거 기준과 다름)

5분 이상 경련이 지속되거나, 경련이 반복되거나, 좌우 비대칭으로 경련하거나, 경련 후에도 깨어나지 않는다면 즉시 119를 부르거나 응급실로 이동해야 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제 경험상 이 기준은 머릿속에 분명히 새겨둬야 합니다. 5분이 생각보다 훨씬 짧게 느껴집니다.

요약: 경련 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옆으로 눕히는 회복 자세와 5분 기준 — 5분 이상 지속되면 지체 없이 119입니다.

 

재발 예방 — 열심히 해봤자 한계가 있다는 것

두 번째 경련을 겪은 뒤 저는 해열제를 두 종류로 나눠서 번갈아가며 먹였습니다. 열이 조금만 올라도 바로 먹였고, 밤새 체온을 쟀습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세 번째 경련이 왔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해열제를 아무리 열심히 써도 열성경련 자체를 막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실제로 소아과 전문의들도 해열제를 정량보다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열성경련 예방 효과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해열제는 열을 조절하는 것이지, 경련 역치(Seizure Threshold)를 높여주는 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경련 역치란, 경련이 시작되는 뇌의 민감도 기준점을 말하며 이것은 개인의 유전적 요인과 발달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1세 미만에 처음 경련이 시작됐거나, 열이 39도 이하로 많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경련했거나, 경련 후 24시간 이내에 재발한 경우, 그리고 부모나 형제 중 열성경련 경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저희 막내는 이 중 첫 번째와 마지막 조건에 해당했고, 실제로 재발을 두 번 더 경험했습니다.

한 가지 오해도 짚고 싶습니다. 열성경련을 여러 번 한다고 해서 간질(뇌전증)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뇌전증 같은 경련성 질환을 원래 갖고 있는 아이가 열이 날 때 경련을 더 쉽게 일으키는 것입니다. 방향이 반대입니다. 이 차이를 몰랐을 때 저는 쓸데없이 더 많은 것을 걱정했습니다.

요약: 해열제를 과하게 쓴다고 재발을 막을 수 없으며, 재발 여부는 유전·나이·발열 정도 등 복합 요인에 달려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열성경련이 5분 안에 끝났는데 응급실에 꼭 가야 하나요?

A. 첫 번째 경련이라면 5분 미만이라도 반드시 소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처음 경련한 경우에는 단순 열성경련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부터는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한 뒤 기준을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경련 중에 물수건으로 열을 내려줘도 되나요?

A. 현재는 경련 중 물수건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경련이 멈춘 뒤 아이가 불편해하지 않는다면 미지근한 물수건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것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과거에 권장되던 방식이 최근 지침에서 바뀐 부분입니다.

 

Q. 열성경련을 반복하면 뇌가 손상되거나 간질이 되나요?

A. 단순 열성경련 자체는 뇌 손상이나 뇌전증(간질)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뇌전증 같은 경련성 질환이 있는 아이가 열이 날 때 경련을 더 쉽게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경련 후 소아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해열제를 두 개 번갈아 먹이면 열성경련 예방에 효과가 있나요?

A. 제가 직접 해봤는데 효과가 없었고, 의학적으로도 해열제를 더 자주·많이 사용하는 것이 열성경련 예방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해열제는 정량을 지켜 사용하고, 경련 예방은 별도로 소아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맞습니다.

 

Q. 경련할 때 아이를 옆으로 눕히는 이유가 뭔가요?

A. 경련 중에는 침이나 구토물이 나올 수 있는데, 등을 대고 누우면 이 분비물이 기도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옆으로 눕히면 분비물이 입 밖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나오기 때문에 기도 폐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가장 강조되는 기본 자세입니다.

 

결론

지나고 나니 열성경련은 제가 육아를 하면서 겪었던 모든 질병 중에서 손에 꼽힐 만큼 아찔한 경험이었습니다. 세 번을 겪었어도 매번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달랐던 것은, 두 번째부터는 "지금 뭘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미리 알고 있다는 것이 공포를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당황 속에서도 몸이 먼저 움직일 수 있게 해줍니다. 옆으로 눕히고, 아무것도 입에 넣지 않고, 시간을 재고, 5분 넘으면 119 — 이 네 가지만 몸에 새겨두시기 바랍니다. 이 글이 그 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참고: https://youtu.be/lFpmRYxA0M4?si=uUs4zUx5oWxqM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