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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를 데리고 처음 소아과에 갔을 때, "경피용으로 하실 건가요, 피내용으로 하실 건가요?" 라는 질문에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 경험, 혹시 저만 그런 게 아니겠죠? 저는 4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이 선택을 무려 4번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매번 그 선택의 이유가 제각각이었는데, 정작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제대로 알고 결정한 건 솔직히 아니었습니다.
경피용과 피내용, 뭐가 다른 걸까요?
BCG(Bacillus Calmette-Guérin)는 결핵 예방을 위해 신생아에게 접종하는 백신입니다. 여기서 BCG란, 결핵균을 약화시켜 만든 생균 백신으로 생후 4주 이내에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BCG가 두 종류로 나뉜다는 걸 막연히는 알아도, 실제 접종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모르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피내용 BCG는 피내 주사(intradermal injection) 방식으로 투여합니다. 피내 주사란 피부 표면과 피부 아래 진피층 사이에 바늘을 비스듬히 삽입해 소량의 백신을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반면 경피용 BCG는 관침(管針)이 달린 도장을 피부에 찍어서 18개의 작은 침을 통해 약액을 흡수시키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하나는 주사, 하나는 도장 찍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용 면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피내용은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되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고, 경피용은 비급여 유료 항목입니다. 제가 첫째와 셋째를 경피용으로 접종한 이유는 사실 별다른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방문한 소아과에 경피용 백신 재고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좀 황당하기도 하지만, 그게 당시 초보 엄마의 현실이었습니다.
- 피내용 BCG: 주사 방식,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해당, 무료
- 경피용 BCG: 관침 도장 방식, 비급여, 유료
- 접종 시기: 두 종류 모두 생후 4주 이내 권장
피내용이 더 정확하다는 말, 사실일까요?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봐도 "피내용이 더 정확하게 접종된다", "경피용은 표준화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정말 맞는 말인지, 저도 한동안 헷갈렸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피내 주사는 접종량 자체는 정확하게 계량됩니다. 하지만 그 소량을 살과 살 사이의 정확한 깊이에 주입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시술입니다. 조금만 각도가 틀어지면 피하 조직으로 약이 들어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반면 경피용은 도장을 두 번 찍는 방식이어서, 접종 행위 자체의 표준화가 훨씬 쉽습니다. 둘째를 피내용으로 접종하러 갔을 때 접종 후 아이가 너무 크게 우는 걸 보고 제가 직접 느꼈습니다. 경피용을 맞은 첫째와는 반응이 꽤 달랐거든요.
효과 면에서는 두 종류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현재의 주류 의견입니다. BCG 접종의 핵심 효과는 결핵균 자체의 감염을 막는 것이 아니라, 결핵이 뇌수막 등 온몸으로 퍼지는 파종성 결핵(disseminated tuberculosis)을 억제하는 데 있습니다. 파종성 결핵이란 결핵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 장기로 퍼지는 중증 상태로, 특히 만 5세 이하 영유아에게 치명적입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도 BCG 백신의 효과는 접종 방법에 따른 차이보다는 접종 여부 자체가 훨씬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출처: WHO, BCG vaccine position paper).
흉터, 이상반응 — 어느 쪽이 더 심한가요?
아마 BCG 접종을 앞두고 가장 많이 검색하는 것이 "흉터"와 "이상반응" 일 겁니다. 경피용이 자국이 18개라서 더 보기 싫게 남을 것 같다는 걱정,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4명의 아이들을 접종시켜보니 결과가 예상과 달랐습니다.
첫째와 셋째(경피용)는 접종 부위가 거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지나갔고, 피내용을 맞은 둘째와 막내 역시 크게 남지 않았습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어서 제 경험이 전부는 아니지만, 경피용 자국이 18개라는 숫자만으로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반응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림프절염(lymphadenitis)입니다. 림프절염이란 BCG 접종 후 겨드랑이 쪽 림프절이 부어오르는 이상반응으로, 접종 후 수 주에서 수 개월 이내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반응은 피내용에서 더 빈번하고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많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임상 경험입니다. 실제로 과거에 피내용 BCG의 이상반응이 심각했던 시기에 균주(strain)를 교체한 사례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이유로 동네 소아과에서 경피용만 접종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한소아과학회 역시 BCG 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소아과학회).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것은 인터넷 후기의 함정입니다. 경피용 접종 후 이상반응이 생겼다는 글이 많아서 경피용이 더 위험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이게 단순한 착시일 수 있다고 봅니다. 경피용은 이상반응이 적다고 알려져서 맞혔다가 반응이 생기면 억울하고 놀라서 글을 올리게 됩니다. 반면 피내용은 처음부터 반응이 클 수 있다고 각오하고 맞히기 때문에 비슷한 반응이 나와도 글을 올릴 이유가 없는 겁니다. 후기의 숫자가 이상반응 발생률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피용 BCG와 피내용 BCG 중 어느 게 더 효과가 좋나요?
A. 효과는 동등합니다. 두 종류 모두 파종성 결핵을 억제하는 데 충분한 효과가 있으며, WHO도 접종 방법보다 접종 여부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느 쪽을 맞히든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경피용 BCG는 자국이 18개나 생기는 거 아닌가요?
A. 18개의 관침으로 찍는 방식이라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흉터의 크기나 깊이는 피내용보다 경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흉터의 정도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숫자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Q. 동네 소아과에서 경피용만 한다고 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A. 피내용 BCG 접종 후 림프절염 등 이상반응이 경피용보다 더 빈번하고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많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의 공통 경험입니다. 이상반응을 줄이기 위한 의료적 판단으로 경피용을 선택하는 소아과가 많습니다.
Q. 첫째가 피내용을 이상 없이 맞았으면 둘째도 괜찮겠죠?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백신 이상반응은 아이마다 독립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첫째의 결과로 둘째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형제라도 면역 반응은 개인 단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Q. 경피용 BCG에 비소가 들어있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A. 과거에 비소 검출 논란이 있었지만, 검출된 양은 일반 식사에서 섭취하는 수준보다 훨씬 낮은 양이었습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경피용 BCG에는 비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안전성 문제로 볼 수준이 아닙니다.
결론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이지 선택의 연속입니다. 저는 첫째를 키울 때 정보도 부족하고 경험도 없어서 실수도 많이 했고, 지금도 그 아이는 가끔 "나는 엄마 실험케이스였어"라고 말합니다. 그 말이 아직도 마음에 걸립니다.
BCG 접종 하나만 해도 이렇게 선택지가 갈리고, 인터넷 정보가 뒤엉켜 있다 보니 처음 맞닥뜨리는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4번의 접종을 통해 느낀 것은 단 하나입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BCG는 반드시 맞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상반응이 조금이라도 걱정된다면 경피용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지만, 피내용이 나쁜 선택이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방문한 소아과의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그 판단을 신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